우리가 살아가면서 하는 일들 중에는 쉬운일과 어려운 일이 있다. 또한 일을 할 때 압력과 압박감을 느끼며 하는 경우도 있는 반면, 압력 없이 마음 편히 하는 경우도 있다. 이 글은 '왜 쟤는 꼭 마감기한을 넘겨서 과제를 낼까?', '왜 나는 아무 압력이 없으면 무기력해지고 능률이 떨어질까?' 등의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한 글이다.
1906년 Yerkes와 Dodson은 실험을 통해서 다음의 결론을 도출해 냈다. 사람은 압박을 느끼면 느낄수록 일의 능률이 올라가지만, 압박이 어느 정도를 넘어서면 일의 능률이 감소하기 시작한다.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Yerkes-Dodson 실험]
한 마리의 생쥐가 있다. 이 생쥐는 Fig I.의 실험장소에 놓여진 뒤 B, W라고 쓰여있는 검은색 혹은 흰색 상자에 들어간다. 흰색 상자에 들어갈 경우 안전하지만 검은색 상자에 들어갈 경우 전기충격이 주어진다. 생쥐는 이 실험장소에 여러번 놓일 것이고, 검은색 상자와 흰색 상자의 위치는 매번 임의적으로 바뀔 것이다. 또한 어떤 생쥐들은 Fig 1.의 가운데 문 만을 통과해서 검,흰 상자로 향하지만 다른 생쥐들은 왼쪽, 오른쪽 문을 통해서 검,흰 상자로 향할 것이다. 이는 각각 쉬운일, 어려운일에 해당한다.
생쥐는 몇번의 실험횟수만에 검은색과 흰색 상자를 구분할 것이며, 얼마만큼의 강도로 전기충격을 주었을때 가장 빨리 구분할 것인가? 이를 알아내는 것이 이 실험의 목적이다.
생쥐가 검은색/흰색 상자를 구분할 수 있게되는 실험횟수가 이 실험의 y-value이다. 이는 사람의 performance에 해당한다. (일의 능률, 성취정도, 성과)
또한 각각의 생쥐가 경험하게 될 전기 자극의 세기가 이 실험의 x-value이다. 이는 arousal에 해당한다 (스트레스, 압박감, 압력, 정확히는 정신적 각성 정도)
가운데 문을 통과하는 쉬운 일을 시켰을 때 생쥐는 전기강도가 늘어날수록 올바른 길을 구분할 수 있게되는 실험 횟수가 계속해서 감소했지만, 왼쪽/오른쪽 문을 통과하는 어려운 일을 시켰을 때 특정 전기강도까지는 실험횟수가 감소했으나 그 이후 전기강도가 증가할수록 실험횟수가 늘어났다. 이는 어려운일을 할 때, 최적의 능률을 만드는 스트레스가 정해져있음을 뜻한다. y-value를 역수를 취해서 그래프를 그리면 아래의 그래프와 같이 된다.
실험 결과, 쉬운일을 할 때는 arousal이 높아지면 높아질 수록 performance가 올라갔지만, 어려운 일을 할 때는 특정 arousal을 지나면 performance가 오히려 감소했다. 최대의 performance를 만드는 arousal을 'Optimal arousal'이라 한다. 그래프의 모양은 개체가 모두 동일하지만 기울기, optimal arousal 등은 개체마다 조금씩 다르다.
** Arousal
생리적, 정신적으로 각성된 정도를 의미한다. 감각기관이 의식에 의해 얼마나 깨어있는지를 의미한다고 볼 수도 있다. Arousal은 의식, 주의력, 정보처리에 중요하다. 또한 뇌간, 자율신경계, 내분비계의 체활성계에 관여한다.
[Yerkes-Dodson 법칙]
위의 실험에서 보았듯이, Yerkes-Dodson 법칙은 정신적인 압력과 일의 능률의 상관관계에 대한 법칙이다.
이 법칙은 다음과 같이 활용할 수 있다. 예를들어 성적이 비슷한 두 학생 A, B가 과제를 제출일 바로 당일날 알았다고 해보자. 둘이 동일한 시간에 과제를 하기 시작했는데 A는 제시간에 마쳤고, B는 제시간에 마치지 못했다. 이 경우 A는 optimal arousal이 높기에 과제를 제출기한에 맞춰야한다는 압박감이 performance를 향상시킨 반면, B는 optimal arousal이 높지 않기에 당일날 제출해야함에도 performance가 오히려 떨어진 것이다.
이글 서두의 질문에 답을하자면, 항상 마감시한에 간당간당하게 과제를 제출하는 친구는 optimal arousal이 높아서 데드라인이 주는 압박감을 감당하고 최상의 퍼포먼스로 과제를 제시간에 마쳤던 것이고, 그렇지 않은 친구는 optimal arousal이 높은편이 아니라 미리미리 과제를 해왔던 것이다.
결론적으로 너무 과한 압박감은 일의 능률에 악영향을 미치며, 사람이 버틸수 있는 압박감은 개개인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다.
[기타 관련 연구들]
1. Glucorticoid(GC)와 기억력
Glucorticoid(GC)는 면역체계의 피드백 메커니즘에 관여하는 물질로, 면역 활성도를 낮춘다. 2007년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알려진 GC의 농도는 기억력에 영향이 있다고 한다. 즉 인지능력에 GC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GC의 농도에 따른 기억 performance는 종모양 곡선을 보인다. 마치 여키슨-도슨 곡선처럼 Long term potentiation(LTP, 장기기억력을 만드는 과정)에 있어서 GC가 적정 level일 때 optimal state에 도달하는 것이다. GC level의 상승은 arousal을 유발하는 일에 대해선 기억력을 증진시키지만, arousal의 원인이 되는 일 이외의 것에서는 기억력을 감소시킨다. 즉 한가지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GC는 이미 저장되어있는 정보를 불러오는데 방해가 된다. 그리고 GC level이 너무 오랫동안 높게 유지되면 기억과 주의력에 장애를 유발한다. 즉 optimal performance를 위해 높은 arousal을 유지할 경우 정신적으로 부담이 많이 된다. GC의 농도는 원래 순환되어야 하지만, 이렇게 스트레스가 지속될 경우 GC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결국 뇌의 뉴런을 파괴해 memory performance를 저하시킨다.
2. 보수와 성과
오랜기간 다양한 분야에서 실험을 통해 여키슨 도슨 법칙은 그 실효성이 증명되었다. 듀크대 행동경제학 교수 댄 애리얼리는 보수와 성과 사이에도 작용함을 밝혀냈다. 그는 학생들에게 주어진 계산 문제를 풀고, 정답 문항 개수가 특정 기준을 넘으면 정답을 맞힐 때마다 보상을 했다. 그 결과, 학생들은 총 30달러까지 보상받았을 경우 가장 많은 문제를 풀었고, 보상금이 300달러로 높아지자 정답을 맞힌 문항 수가 그 절반으로 줄었다. 과다한 보상이 압박감으로 작용한 것이다.
그는 "금전적 자극은 어느 수준까지는 동기 유발 효과를 발휘하지만 한없이 높아지지는 않는다.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면서 매우 높은 급여를 받는 사람과 똑같이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면서 평범한 수준의 급여를 받는 사람을 비교했을 때, 급여가 높다고 해서 전자가 후자보다 더 높은 동기를 갖진 않는다. 오히려 압박과 부정적 결과만 가중될 뿐이다.“라고 밝혔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겠지만, 나는 간단하고 잘 알고 있는일을 하는데에서 스트레스를 많이받고, 거의 흥미나 성취감을 얻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쉬운일에 대해서 arousal level이 올라가면 퍼포먼스가 향상될 수 있다 치더라도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는 사실 여키슨도슨법칙의 그래프와 같은 이야기지만, 쉬운일에 대한 그래프의 기울기가 엄청 낮은 편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확실히 마감시한이 다가오거나 압력이 주어지면 performance가 증가하지만, 나는 이게 나한테 긍정적으로 다가온 적은 없는 것 같다. 아마 나는 optimal arousal이 낮은 사람일 것이다.
[참고]
불안과 성취
http://royalwine.net/blog/?p=1746
Arousal
https://en.wikipedia.org/wiki/Arousal
Yerkes-Dodson Theory 개괄
http://psychclassics.yorku.ca/Yerkes/Law/
Yerkes-Dodson Theory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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