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엔 수다다에 소개된 더 폴이란 영화를 봤다.
시각적으로 뛰어나다는데 정말 맞는 말이더라. 영화속에 진짜 여러 장면들이 감탄을 자아내고 영화 보다가도 잠시 멈추고 바라보게 만들었다.
그 중에 기억남는 장면들은 나비-나비섬, 사제의 웃음-벌판풍경 으로 넘어가는 시퀀스. 비슷한 구도로 다른 소재의 장면들이 넘어가는게 신기했다. 나로선 처음보는 광경
이 외에도 영화에서 인상적이었던 장면들.
정말 풍경이 그림같다. 13.3인치 작은 화면으로 보면서도 감탄이 계속 나왔다. 이렇게 그림같은 장소들이 있다니 또 그걸 이렇게 멋지게 담아내다니.. 진짜 그림그린거같다.
풍경이나 시각적인 것 말고도 영화의 큰 맥이나 줄거리가 개성있고 좋았다. 영화 감독이 정말 똑똑하다는 것이 느껴졌다.
초중반부까지는 남자주인공, 로이가 지어내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흘러가서 이야기의 맥을 짚다기보다는 나오는 풍경이나, 자동으로 미소를 짓게만드는 꼬마 여주인공을 집중적으로 보면서 편안하게 봤다. 나쁘게 말하면 조금 지루하고 너무 느슨하다는 느낌이 올 정도였다.
그래도 후반부를 가면서 확실히 큰 맥이 제대로 잡히기 시작했다. 로이의 이야기와 로이의 현실이 접점을 찾아가면서 (이건 이동진 평론가가 이미 짚어준 부분이라, 영화 시작할때부터 알고봐서 스스로 느낄 수 없었다는게 좀 아까웠다. 이걸 미리 소개받지 않고, 그냥 영화를 보다가 마지막에 와서 이런걸 느끼면 더 많이 와닿았을텐데) 확실한 큰 줄기를 나에게 던져줬다. 로이의 일적인 부분에서의 큰 실패(실패라기보다는 큰 사고)로 인한 낙심과 우울함, 그의 여자에 대한 배신감과 미련, 영화의 남주에 대한 질투와 시기 등이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가감없이 드러났다. 울먹이는 그가 본인 이야기의 주인공이 하나둘씩 죽여가면서 감정이 고조되는것을 보면서, 그가 낙심했다는 것이 그제야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건 좀 내가 이상한 부분이다. 당연히 그가 사고를 당해 하반신 마비가 됬고, 그로인해 낙심해 자살을 기도할정도로 우울하다는 암시가 직접적으로 너무나도 많이 나와 그의 심정에 동조하지 못한다는게 이상한 것 같은데, 나는 직접적인 암시를 보게되고, 또 그의 눈물을 직접적으로 보게 되서야 로이라는 캐릭터가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되기 시작했다. 그의 구체적인 감정을 그의 이야기를 통해 직접적으로 보게 되고 나서야 말이다. 엊그제 용석이랑 인성이 만나서 밥먹을때도 그랬는데, 내가 진짜 감수성이 많이 메마른 사람이아닌가라는 위기감이 든다. 겨울왕국도 씹노잼으로 봤다던지 등등의 이야기. 참 어떻게 해야되는지.)
일에서의 실패, 연인과의 결별 등의 영화로서는 흔한소재를 가지고서, 약물복용시도라는 최소한의 장치를 가지고 주인공의 감정에 대한 암시를 둔 뒤, 마지막에 와서 터트려 주는게 참신했던것 같다. 결국엔 유치했던 이야기를 통해 그의 감정을 제일 잘 알게된다는것, 제일 잘 느끼게 된다는 것.
영화 말미에 본인의 인생을 망가뜨리도록한 낙마 장면이 영화에는 삭제되었다는 것을 보면서 내가 다 허무했다. 일생을 바친 장면일 수 도 있는건데,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권력자들의 결정 하에서 아무 의미없는 희생이 되어버렸다는게 얼마나 허무할까. "내가 놓친거 맞지?"라는 대사가 가슴아프다. 그 이후에도 감독은 위험한 스턴트장면들을 차례로 보여주었는데, 이제는 다른 시각으로 보이더라.
(별거 아닌데 사족하나 더 달면. 일단 이야기속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다 꼬마애가 사는 병동에서 본 환자들, 의사들이랑 생김새가 똑같고, 특히 이야기속에서 오디우스의 군병들의 갑옷은 엑스레이 맨이 입은 보호장구랑 똑같다. 그리고 중요한 것으로는, 극중에 나오는 밴디트, 가면쓴 사나이의 모습은 결국 로이가 찍은 영화의 남주가 맡은 역이랑 같다는 것. 그리고 극중에 나오는 오디우스에게로 떠나간 아내는 자신이 사랑했던 연인이라는 것. 머 오디우스가 연인이 떠나간 다른 배우라는 건 당연한 것. 이런것들이 나중에 확실히 명시되면서 나같은 사람도 로이의 이야기에 더욱 몰입하게 된다.)
이 영화가 취향이 아닌 사람도 이 영화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그 이유는 꼬마 여주인공 때문. 하는 행동들이나 꼬마 여자아이가 보여주는 여러 감정들이 너무 사랑스럽고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이런거 보면 정말 .. 뭐라해야돼
꼬마애 사진들.
너무 사랑스럽다. 귀엽다도 부족하고 사랑스럽다.
결론적으로 보면 솔직히 초중반엔 좀 지루한감도 없잖아 있었지만 끝까지 보고나니까 잘 봤다는 느낌이 든다. 보면서 이동진평론가 말하는거 괜히 보고 봤다 그랬지만 확실히 영화는 끝까지 봐야 참맛을 느낄 수 있는듯. 끝나고 나서 여운남게 만드는데는 성공했다 이영화가.
갠적으로 재밌었음.
+a 이영화에 대해 더 알고싶다는게 있다면 각 장면들 촬영 어디서했는지, 그래서 그 장소들이 실제로 어떤덴지 (한번 가보게.. 일생에 한번쯤은) 그리고 ost가 굉장히 좋았는데, (2nd movement allegretto of Beethoven's 7th symphony.) ost 찾아서 듣는거.
http://en.wikipedia.org/wiki/The_Fall_(2006_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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