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 동기
필자는 요즘 “The Dark Side of Going Abroad: How Broad Foreign Experiences Increase Immoral Behavior" (2017) 논문을 읽고 있다. 해외여행이 인지 유연성과 창의성을 길러주지만 개인의 도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연구다.
논문에는 이와 관련된 8개의 연구/실험이 담겨있다. 그 중 4번째 연구에서 약 600명의 MBA 1년차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외여행 경험에 따른 도덕성의 차이를 살펴보는데, 이 때 도덕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게 SINS scale이다. (SINS scale = self-reported inappropriate negotiation strategies scale, 번역하자면 ‘부적절한 협상 전략 자가평가 점수’ 정도가 될 듯 하다) 연구는 해외여행의 깊이(한 국가에서 오래 머무른 경우)보다 해외여행의 폭(여러 국가를 여행한 경우)이 개인의 도덕성을 더 유연하게 만든다고 밝히고 있다.
아무튼 나는 심리학 전공자도 아니고, 경영학 전공자도 아니고 SINS scale을 처음들어봤기에 도대체 이게 뭐길래 개인의 도덕성을 평가하는 자료가 되는지 궁금해서 자료를 찾아봤고, 관련 논문을 찾아보았다. 이 글에서 소개하려는 논문은 “Extending and testing a five factor model of ethical and unethical bargaining tactics: introducing the SINS scale” (2000)으로, SINS scale을 어떻게 매기고 어떤 도덕적 항목들을 평가하는 것이며 각 인종별, 전공별 점수를 연구해서 정리해놓았다. 연구 대상은 약 750명의 MBA 1년차 학생들이며 최소 2년 이상의 직장경험이 있었다.
서두가 많이 길었는데, 1) SINS scale이 무엇인지 소개하고, 2) 어떤 설문 항목이 있으며 어떻게 점수를 매기는지 소개하고, 3) 논문에 나온 자료를 해석하고, 4) 마지막으로 내 점수 결과를 하나의 예시로 소개하고자 한다.
※ 글의 제목이 되는 내용은 [3]-3) 에 있음
※ 논문 링크 (클릭)
[1] SINS scale 소개
출처 : Deal vibe (링크)
Robinson, Lewicki 그리고 Donahue 세 분이 2000년에 SINS scale (Self-reported Inappropriate Negotiation Strategies Scale)을 만들었다. 이 척도는 상대방을 기만하는 여러 협상 전술들을 섬세하고 우아하게 요약했다고 한다. SINS scale에는 16개(첫번째 버전은 30개였음)의 기만적 협상 전략이 적혀있고, 각자 그 전략이 얼마나 적절하다고 생각하는지 1점부터 7점까지 기록하도록 해서 점수를 계산한다. 여기에 담겨있는 기만적 협상 전략들은 생각보다 자주 쓰이는 것들이다. 이 척도는 개개인이 부도덕적 협상 전략을 사용하려는 성향을 스스로 측정해볼 수 있는 도구가 된다고 한다.
기만적 협상 전략은 크게 5가지 범주로 나뉜다. 이 아래부터는 5요인 (five factor)으로 부를 것이다.
1) 전통적인 경쟁적 협상 (Traditional competitive bargaining)
일반적으로 알려져있고 받아들여지는 협상 전략이다. 예를 들어, 협상을 하려는 사람이 요구안을 처음 제안할 때 “앵커링 전략”을 활용해 의도적으로 상대를 속이는 전략이 이에 해당한다.
※ 앵커링 전략이란
출처 : 한경 칼럼 (링크)
“앵커링효과(Anchoring Effect)란 먼저 제시한 숫자, 사물이 기준점이 되어 그 후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말한다. 즉, 비즈니스를 할 때 나에게 유리한 가격을 먼저 제시하면 제시한 가격이 협상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일부러 높은 가격을 먼저 제시하는 것이다.”
“식당 메뉴판 첫 페이지에 8만 원, 그다음 페이지에 4만 원이라고 표시되어 있으면 4만 원이 실제 싼 가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주 적절한 가격인 것처럼 느껴지게 된다.”
- 그 외 관련 읽을 거리 (Harvard : negotiation skills daily)
2) 반대편의 네트워크 공격하기 (Attacking opponent’s network)
협상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상대방의 인적 네트워크를 미리 조작(훼손)하기 위해 시도하는 전략들이다. 예를 들어, 협상을 하려는 사람이 반대편의 경영진에 영향을 미쳐서 본인의 요구안에 맞추려고 한다. (가령 협상 반대편의 상사에게 상대방이 무능하다고 미리 비난하는 등)
3) 거짓 약속 (False promises)
지킬 수 없는걸 알면서도 협상을 성공시키기 위해 거짓된 약속을 하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협상을 하려는 사람이 본인도 확신할 수 없는 수준의 제품을 약속한다.
4) 고의적인 사실 와전 (Misrepresentation)
협상을 본인에게 유리하게 만들려고 고의적으로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정보를 사용한다. 예를 들어 협상을 하려는 사람이 본인 제품에 대해 상대방이 원하는 성능을 알려주지 않고 문맥 밖의 데이터를 가져와서 설명한다.
5) 부적절한 정보 수집 (Inappropriate information gathering)
협상에서 더 나은 위치를 차지하기 비윤리적인 수단을 사용해서 정보를 수집하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협상하려는 사람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하여 상대방의 BATNA에 대한 내부 데이터를 얻는다.
※ 배트나(BATNA : Best Alternative To a Negotiated Agreement) 란
출처 : M이코노미뉴스 칼럼 (링크)
“배트나(BATNA)는 하버드 대학 휘셔&유리(Fisher&Ury) 교수에 의해 1981년 창안된 개념이다. ‘Best Alternative To a Negotiated Agreement’의 영문글자를 따서 만들어진 약자인데 협상에 의한 거래가 존재하지 않은 상태에서 한 당사자가 선택할 수 있는 여러 대안 중 가장 선호하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해서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이 실패하는 경우 당사자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을 의미하는 것이다. 모든 분야에서의 협상은 더 나은 무언가를 얻기 위함인데 협상 없이 얻을 수 있는 최선의 결과가 바로 배트나이다. 예를 들어 새로운 회사와의 연봉협상에서 실패하는 경우 현재 직장에 그대로 근무하거나, 자영업을 시작하는 것 등이 배트나가 될 수 있다. 또 시장에서 물건 값을 흥정하는 경우라면 그 상인에게는 또 다른 손님이 배트나가 되고 고객에게는 또 다른 상점이 배트나가 된다.”
[2] SINS scale 점수 매겨보기
* 협상 기술 질문지 (Incidents in negotiation questionnaire)
이 설문지는 개개인이 특정한 협상 전략을 윤리적으로 판단하는 기준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설계됐습니다. 적절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되는 사항에 대해 최대한 솔직하게 응답해주세요. 설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협상 전략에 대해 물어볼 것입니다 : 하지만 귀하의 답변은 완전히 익명이며, 아무도 귀하의 개별 답변을 알지 못할 것입니다.
귀하는 협상가들이 사용하는 전술을 검토해야 합니다. 귀하 혹은 귀하가 속한 회사에 매우 중요한 사안에 대해 협상하고있다 생각하고 전략을 검토해 주세요. 현재 상황에서 각각의 전술이 얼마나 적합한지 판단해주세요. 그런 다음 현재 맥락에서 해당 전술을 사용하는게 얼마나 적절한지 점수를 매겨주세요. 점수 척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1 | 2 | 3 | 4 | 5 | 6 | 7 |
전혀 적절하지 않다 | 어느 정도 적절하다 | 매우 적절하다 |
1. 귀하가 원하는 것을 상대방이 주었을 때, 상대방에게 좋은 일들이 일어날 것이라고 약속합니다. 상대방의 협조를 얻고나면 귀하가 약속한 것을 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요. ( )
F3
2. 협상에서 귀하의 주장과 입장을 강화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상대방에게 정보를 잘못 전달합니다. ( )
F4
3. 상대방이 회사에서 해고당하도록 시도합니다. 새로운 사람이 그 사람의 자리를 차지하게 만들기 위해서요. ( )
F2
4. 귀하의 고객층(지지층)에게 협상의 본질을 의도적으로 잘못 전달합니다. 이미 일어났던 약점을 보호하기 위해서요. ( )
(원문 : Intentionally misrepresent the nature of negotiation to your constituency in order to protect delicate discussions that have occured)
F4
5. 귀하의 친구, 동료에게 연락하거나 비용을 지불해서 상대방의 협상 위치에 대한 정보를 얻습니다. ( )
F5
6. 협상을 개시할 때, 귀하가 실제로 바라는 정도보다 훨씬 더 큰 요구를 합니다. ( )
F1
7. 귀하가 합의에 도달하기까지 결코 서두르지 않는다는 잘못된 인상을 전달함으로써 상대방이 빨리 양보하도록 시간 압력을 가합니다. ( )
(필자 해석 : 보통 상대편의 입장과 반대가 되는 스탠스를 취함으로서 이득을 보려고 하니까 역으로 서두르지 않는다는 인상을 주려고 한다는 듯 합니다)
F1
8. 상대방이 지금 양보하면 보답으로 나중에 똑같이 양보해주겠다고 제안합니다. 귀하가 그 약속을 지속하지는 않을 것임을 알고 있으면서도요. ( )
F3
9. 상대방의 상사, 책임자 앞에서 상대방이 약하거나 바보처럼 보이도록 협박합니다. 귀하가 실제로 그런 위협을 실행하지는 않을 것임을 알고있으면서도요. ( )
(원문 : Threaten to make your opponent look weak or foolish in front of a boss or others to whom h e/she is accountable, even if you know that you won't actually carry out the threat.)
F2
10. 귀하의 협상 위치를 약화시키는 상대방의 정보가 진실이고 유효하더라도 그 정보의 타당성을 부정합니다. ( )
F4
11. 현재 협상 진행 상황을 고객(지지층)에게 의도적으로 잘못 전달합니다. 귀하의 입지가 더 강하게 보이도록 하려고요. ( )
F4
12. 상대방이 협상가로서 쌓은 평판과 신뢰가 깨질 수 있는 사항들을 상대방의 상사, 책임자에게 직접 말합니다. ( )
F2
13. 값비싼 선물, 접대 또는 "개인적인 호의"를 통해 상대방과 우정을 키움으로써 상대방의 협상 위치에 대한 정보를 얻습니다. ( )
F5
14. 협상을 시작할 때 매우 과하거나 매우 적은 요구를해서, 상대방이 스스로 본인의 협상 능력에 대해 자신감을 잃도록 만듭니다. ( )
F1
15. 귀하의 고객(지지층)이 나중에 합의 사항을 위반할 가능성이 높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합의된 내용을 지지할 것이라고 보증합니다. ( )
F3
16. 상대방의 동료 중 한 명을 채용해서 상대방의 협상 위치에 대한 정보를 얻습니다. (그 동료가 상대방의 기밀 정보를 가지고 오는 조건으로 채용) ( )
F5
※ F1~F5는 각 문항이 몇 번째 요인/범주에 속해있는지를 의미함
[3] 결과 해석 방법
1) 문항 별 5요인 (five factor) 분류
[요인 1] 전통적인 경쟁적 협상 (Traditional competitive bargaining)
6 / 7 / 14
[요인 2] 반대편의 네트워크 공격하기 (Attacking opponent’s network)
3 / 9 / 12
[요인 3] 거짓 약속
1 / 8 / 5 / 15
[요인 4] 고의적인 사실 와전 (Misrepresentation)
2 / 4 / 10 / 11
[요인 5] 부적절한 정보 수집 (Inappropriate information gathering)
5 / 13 / 16
2) 5요인 평균, 표준편차 (N=762)
평균 | 표준편차 | ||
요인 1 | 전통적인 경쟁적 협상 | 5.50 | 1.23 |
요인 2 | 반대편의 네트워크 공격하기 | 3.03 | 1.19 |
요인 3 | 거짓 약속 | 2.06 | 1.06 |
요인 4 | 고의적인 사실 와전 | 1.91 | 0.96 |
요인 5 | 부적절한 정보 수집 | 2.36 | 1.24 |
모든 요인 (16-item) | 2.97 | 0.77 |
3) 인종, 사람 특성 별 결과 ★★
- 위 자료는 762명의 MBA 1년차 학생들을 대상으로 얻은 결과이다. 평균 만 나이는 26.5세 였고 평균 4.2년의 직장 경험이 있었다. (모두 최소 2년 이상의 직장 경험)
- 전공별로 점수 편차가 있는게 재밌다. 특히 예술을 전공한 사람들이 전체 항목에서 대체적으로 점수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낮게 나왔다. 점수가 높을 수록 비윤리적인 협상 기술을 스스럼없이 사용한다는 의미이므로, 예술을 전공한 사람들이 좀 더 윤리적인 성향이 있었다는 결론을 낼 수도 있을 것 같다.
- 이와 반대로 수학/물리학을 전공한 사람들은 전체 항목에서 대체적으로 점수가 높았다. 반대로 말해 협상 상황에서 비윤리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흥미로운 결과인 듯 하다.
이하는 논문에 적혀있는 해석이다.
“참가자의 교육 환경(배경)에 따른 결과가 좀 신기하다. 과거 논문(Frank et al. 1993)과 다르게 경영학과 경제학 전공자들이 다른 전공자들에 비해 비도덕적이거나 문제될만한 협상 전략을 더 사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수학과 물리학 전공자들, 좀 넓게보면 공학과 응용과학 전공자들이 그런 협상 전략을 더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예술, 경영, 경제학 전공자들과 비교했을 때 더 그러하다.”
[4] 해석 예시 (내 결과)
요인 | 문항 | 점수 | 평균 |
1 전통적인 경쟁적 협상 (M : 5.19) |
6 | 7 | 5.33 |
7 | 5 | ||
14 | 4 | ||
2 반대편의 네트워크 공격하기 (M : 2.95) |
3 | 1 | 1 |
9 | 1 | ||
12 | 1 | ||
3 거짓 약속 (M : 2.59) |
1 | 1 | 2.33 |
8 | 5 | ||
15 | 1 | ||
4 고의적인 사실 와전 (M : 1.97) |
2 | 4 | 5.25 |
4 | 6 | ||
10 | 5 | ||
11 | 6 | ||
5 부적절한 정보 수집 (M : 2.91) |
5 | 6 | 4 |
13 | 3 | ||
16 | 3 |
* M : 아시아-태평양 지역 평균
요인1,3은 평균과 비슷했고 요인2는 평균에 비해 많이 낮았으나 요인4(고의적인 사실 와전), 요인5(부적절한 정보 수집)가 아시아 평균, 그리고 전체 평균에 비해서도 많이 높게 나왔다..
음… 이 테스트가 개인의 도덕성을 판단하는데 참고되는 자료라고 하는데…. 뭔가 찔리기도 하는 것 같고 그렇다.. 요인4같은 경우는 가스라이팅이라고 해야되나… 반성할 이유는 전혀 없지만 뭔가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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