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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심리/정신과 상담

정신과 상담 개괄

by 냐냐리냐 2016. 10. 9.

나는 주로 학교 상담실에서 정신과 선생님께 정신과 상담을 받고, 한두달에 한번정도 동네에 있는 3차병원에서 정신과 선생님을 뵙는다. 병원 정신과에서는 설문지를 통해 성향분석을 하고나서 약을 처방해 주시는데 그쳤지만, 학교 정신과 선생님과는 매주 1시간씩 꾸준히 그리고 심도있게 정신분석을 하고 상담을 받는다.


정신과 선생님께 상담을 받으면 보통 그동안 겪은 일상에서 이상했던, 기억에 남았던 일들을 내 감정 위주로 이야기 한다주로 자유연상을 통해 내가 먼저 대화를 개시하고 선생님은 이에 대한 해석을 해주신다. 초기에는 선생님께서 주로 내 성장배경, 가정환경과 어린시절의 경험, 감정에 대해 물어보셨고 이에대해 대답을 하는 식으로 상담이 이루어졌다. 이 때는 내 현재의 상태나 감정을 자꾸 과거의 경험에 연결하려고 하셨던 것이 이해가 잘 되지 않고 억지스럽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과정이 어느정도는 필요했던 것 같고, 나를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됬던 것 같다. 아무튼 요즘은 평소 생활에서 느끼는 감정과 생각에 대한 피드백을 매주 들을 수 있어서 굉장히 좋다.


[정신 분석 과정]

정신과 상담 첫 시간에는 정신분석이 어떤 과정으로 이루어 지는지 설명을 들었다. 그리고 의사선생님께서 정신분석에는 3가지 단계가 있다고 말씀해주셨다. 들은지 오래되서 정확하진 않겠지만 큰 맥락에서 각 단계에대해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첫 번째는 인식과 표현의 단계이다. 여러 상황 속에서 내 감정과 기분은 어떠한지 깨닫고 이를 표현하는 과정이다. 나는 내 감정을 잘 몰랐고, 또 감정을 표현하는데 익숙치 않아 첫 단계를 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2) 두 번째는 인지 과정으로 내 무의식적인 갈등의 문제들을 인지하고 정서적 반응들을 이해하는 과정이다. 나를 이해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3) 세 번째는 행동개선의 과정으로 내 행동과 감정 반응의 이유를 알았으니 이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나가기 위한 행동변화를 이끄는 과정이다.


(1, 2단계)

내가 느낀 감정과 생각을 정신과 상담처럼 편하고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일이 잘 없기에, 상담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첫째는 내 감정과 기분을 가감없이 말하는데서 오는 감정적 카타르시스고, 둘째는 내 감정과 행동의 이유가 나의 어떤 특성 때문인지 깨닫는데서 오는 카타르시스이다.

친구들이나 부모님과 상담을 하면 보통 해석보다는 감정적 위로와 동정에 초점이 맞추어져있지만, 정신분석을 통해서는 다른 차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정신과 의사가 아니더라도 내 상황에 대해서 해석하고 훈수해주는 사람들은 있을 수 있지만 정신과 선생님만큼 깊이가 있지는 않았기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나의 경우에는 동네 목사님이 내게 도움이 되는 줄 알았지만 정작 다시 생각해보면 감정적인 카타르시스정도만 느끼게 해줬지 구체적으로 내 상황에 대해 깨닫게 되지는 못했던 것 같다.

정신과 선생님이 친구들과 대화할 때처럼 나를 위로해주고 동정해주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상담을 통해 이런 저런 대화를 하고 내가 몰랐던 내 특성들을 알게 되어 무엇이 나를 힘들게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고나면 마음이 편해지고 내가 위로받는 기분이 든다.

(3단계)

정신과 상담치료의 목적은 대부분의 경우 개인이 가진 문제적 특성을 개선하는데 있고이는 그 문제적 특성을 완전히 제거한다는 것이 아니다. 주로 문제적 특성을 내담자가 인지하고 본인의 감정과 행동의 이유를 자각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자각함으로써 본인의 감정과 행동의 근거를 알게 되어 마음이 편해 질 수 있고스스로 교정이 가능하다. 여기서 문제적 특성이라함은 개인이 사회적으로 갖는 문제적인 특성이라기보다는 그 사람을 힘들게하고 마음을 불편하게하고 우울하게만드는 특성을 뜻한다정신과 상담과 정신분석의 모든 판단 기준은 내담자를 힘들게 하는가 아닌가를 기준으로 삼는다.


그동안의 정신과 상담은 주로 내 감정 상태를 소재로 했고 내 기분과 심리상태를 좋게 하는데 있었다. 그리고 저번 주 상담부터 본격적으로 내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 이해하고, 긍정적으로 변화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으로 방향이 정해진 것 같다. 원래는 상담을 받으면서 감정적 카타르시스를 느꼈고 내스스로 거기서 만족하는데 그쳤다면, 내가 이제야 정신분석 자체에 흥미가 생기고 나를 이해하고자 하는 욕구가 생긴 것 같다.

물론 그동안 의사선생님께서 특정 상황에서 특정한 감정을 느낀 것은 내가 어떠어떠한 특성을 갖고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처음 상담때부터 해주셨다. 하지만 내가 그런것들에 대해 요근래 집중하고 공부하고자하는 자세가 생겼기 때문에 그렇게 받아들인것이라 할 수 있다.



요즘들어 나는 각 개인에 대한 정신분석이 하나의 학문이라고 느끼게 되었다. 즉 개개인마다 본인에 대한 '정신분석학'이 있다고 생각한다. 세계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중 하나로 여겨지는 콜럼바인 총기참사 가해자 2명 중 한명인 딜런 클리볼드의 엄마 수가 쓴 책이 있다. 우리나라 기준으로 올해 7월에 발간된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라는 책인데, 가해자의 어머니인 수는 아들 딜런이 1999년 4월 20일 총기사건을 일으키고 자살한 이후로 십년이 넘게 본인과 아들, 그리고 가정사에 대해 처절하게 공부하고 연구했다고 한다. 10년 동안 나라는 사람, 내 아들이라는 사람, 그리고 그 관계에 대해 공부한 것이다. 일반적인 관점에서 가해자인 딜런의 삶은 여타 다른 아이들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에 부모로서는 그런 끔찍한 일이 더더욱 이해되지 않았을 거다. 딜런은 중산층 아이였으며 집안은 평화로웠다. 수는 부모로서 그간 아이의 곁에 있었어도 세계 최악의 총기난사범이 될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저 부모님만큼 내 가정과 나에대해 생각하고 공부해야한다는게 아니라, 우리가 우리 자아에 대해 너무 소홀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나라 중고등학생들이 수학/영어를 공부하는 노력의 반의 반이라도 본인에 대한 성찰을 하고 있을까? 본인이 지금 어떤 감정과 압박감을 느끼며 이에대한 해소를 위해서 어떤 방식을 이용하는 지에대해 생각을 해본적이 있을까? 우리는 자아를 시장가치에 맡겨 판단하는데 익숙해져있으며 숫자로 표현되는 성과를 기준으로 자신의 가치를 평가한다. 진정 자신이 목표하는 바가 무엇이고 열정적 에너지를 어디에 어떻게 쏟아야하는지 성찰할 필요가 있다. 또한 본인이 행복하기 위해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이며 그런 불편한 감정이 생겼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관련 책 :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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