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인공지능 (최윤섭, 2018)
※ 아래는 2020년 본과3학년 때 진단검사의학과 실습 대체과제로 작성한 글입니다.
1. 학생이 책을 선정한 이유?
과거 IBM 왓슨 인공지능이 의료계에 도입된다는 기사가 보도되었을 때, 향후 의사의 전망과 존재이유에 대해 친구들과 논의한 적이 있습니다. 인공지능을 사용하는데 있어 결국에는 책임을 질 사람이 반드시 필요하고, 의사가 이를 담당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냈던 기억이 납니다.
이 책에는 IBM 왓슨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인공지능의 책임 여부에 대한 내용이 있어 고르게 되었습니다.
2. 학생이 향후 직업을 선택하는데 이 책은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는가?
아직 특정한 과에 꼭 가고싶다는 생각이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실습을 돌며 내과계열과 영상의학과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모두 인공지능에 지대한 영향을 받게될 분야입니다. 인공지능이 발달함에 따라 위의 과들을 피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해당 과의 임상의사가 되더라도 현재 연구 및 개발되고 있는 시스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도태되지 않도록 계속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3. 나와 내 주변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갖게 되었는가?
이 책을 쓰신 분께서는 의료인이 아니십니다. 하지만 의료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기 위해 발품을 팔며 노력하시고, 여러 방면으로 의학연구에 대해 학습하시어 책을 통해서 소개해주시는 것을 보며 병원 밖에서도 임상의학을 발전시키기 위해 부단히 힘쓰시는 분들이 많다는 점을 느꼈습니다. 향후 제가 의료인이 되어서도 이러한 분들과 협업을 하며 의료의 발전을 위해 힘써야 겠다는 생각을 갖게되었습니다.
4. 기타 자유롭게 기술
1) IBM 왓슨
먼저 책을 읽으며 알게된 사실은, 왓슨이 권고하는 치료방침이 의사의 판단에 우위에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책을 읽기전, 왓슨은 방대한 지식과 권고안을 학습했으므로 의사의 판단보다 상위에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본문에서 제시하듯 왓슨 포 온콜로지는 정확성과 효용성을 검증하기 위한 정식 임상시험이 진행된 적이 없습니다. RCT 또한 시행된 적이 없으며 후향적 연구만이 이루어졌습니다. 2016년 인도에서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왓슨의 권고안과 다학제진료팀의 판단을 비교한 결과, 왓슨에서 추천한 권고안과 일치한 경우는 50%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폐암의 경우 17.8%에 불과했습니다. 5%의 경우에서는 의사들이 결정한 치료법을 왓슨의 권고안에서 찾을수 없었다고 합니다.
약물이 개발되고 실제 임상에 쓰이기 까지 여러 단계의 임상시험을 거치고 수년간의 시간과 연구가 필요한 것처럼, 왓슨과 같이 치료 권고를 해주는 인공지능도 비슷한 수준의 검증단계가 불가피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왓슨과 같은 소프트웨어는 비의료기기로 분류되서 FDA, 식약처 등의 승인이 필요가 없고, 검증과 관련된 부분은 법적인 제제 없이 제조사에 달려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이루어지기 어려운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왓슨의 실효성에 대한 임상연구를 설계함에 있어 결과 변수를 설정하는데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합니다.
종양내과 실습을 돌며 다학제 진료가 이루어지는 과정을 보았고, 여러 과마다 다를 수 있는 권고안이나 임상적 판단이 어떻게 합의에 다다르는지 보았습니다. 이런 과정을 인공지능이 대체하기 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며, 의사의 판단보다 상위에 있기 까지는 현재 개발 단계로 어려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IBM사에서 왓슨 포 온콜로지를 개발한 이유가 1,2차병원에서 상위 병원에 준하는 치료가 이루어지길 바라는 목적이 었다는 점,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주요 상위 병원에서는 이를 도입하고 있지 않는다는 점을 보았을 때 아직까지는 한계가 명확한 것으로 보입니다.
2) 인공지능 사용 시 책임
앞서 왓슨에 대해서 부정적인 말씀을 드렸지만, 의료 인공지능의 다른 분야에서는 괄목할만한 성과가 있다고 합니다. 딥러닝을 사용해 이미지 형식의 의료데이터를 분석 및 판독하는 인공지능, 그리고 의료데이터를 모니터하여 질병을 예측하는 인공지능은 의료기기로 분류되어 FDA 및 식약청의 허가를 받은 경우도 많습니다.(‘IDX’의 당뇨병성 망막병증 판독 인공지능, ‘아터리스’의 Cardio DL, ‘뷰노’에서 개발한 골연령 판독 인공지능, ‘존슨앤존슨’의 수면마취유도장치 등) 따라서 인공지능과 의사의 책임에 대한 논의는 당장 직면한 문제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의료사고 시 몇 가지 쟁점이 있다고 합니다. 먼저 의사의 독립적인 판단이 보장되는지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ICU나 ER에서 환자의 vital에 따라 실시간으로 판단하여 유지장치나 약물을 주입하는 인공지능이 있다면, 의사의 독립적 판단이 개입되지 않아 의료진의 책임이 적어질 것입니다. 두번째로, 환자의 선호의 경우엔 크게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환자가 선호하더라도 최종 결정은 의사가 내리기 때문입니다. 이 외에도 인공지능의 결과 제시가 얼마나 확정적인지, 판단과정이 명확한지 등의 쟁점이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현재 인공지능을 이용한 의료기기가 서서히 도입되는 단계로서 법적인 책임에 대한 논의는 앞으로 판례가 쌓일때 더 자세히 이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더라도, 의사가 책임을 지지 않는 상황은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의료 인공지능에 관심을 갖고, 달라질 의료현장에 대해 꾸준히 지켜보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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