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혼자 군산 여행하기 07 - 테디베어뮤지엄 / 미즈커피 / 군산근대미술관

by 냐냐리냐 2022. 8. 4.

※ 이 글은 6편에서 이어집니다.

 

식사를 하고 테디베어뮤지엄을 목적지로 카카오 택시를 불렀다.


군산 여행후기 마지막 편이긴 한데, 잠시 교통에 대해 이야기하련다. 월명동만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가 많다. 왕복 4차선, 6차선 정도 되는 도로인데 횡단보도만 달랑 있고 신호등이 없다..  적당히 차량용 신호등 보고 그냥 쿨하게 지나가야 한다... 근데 차들도 참 쿨하게 세게 밟고 다닌다..

그리고 버스는 탈 생각을 안해봤다. 배차간격도 길고, 걸어서 갈만한 거리가 대부분이라 안 탔다. 그리고 막상 좀 멀리까지 가려고 버스를 타려고 하면 엄청 돌아가야 한다. 그냥 귀찮은 마음에 택시를 탔다. 택시도 잘 안 잡히니까 카카오 택시 부르는 게 마음 편하다. 카카오 택시는 잘 잡힌다.


 

 

테디베어뮤지엄은 월명동에 있다. 입장료는 성인 12,000원이다. (할인 없는 경우) 처음에 입장료 내면서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도대체 뭐가 있길래 이렇게 비싼 건지.. 하는 심정으로 관람을 시작했다. 결론적으로 귀여운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면 아깝진 않을 것 같다.

 

 

전시관은 총 3층이다. 테디베어 주인공(?)이 자기 연인을 찾아 각국으로 모험을 떠난다는 내용을 테마로 구성되있다. 중국, 홍콩, 일본, 말레이시아, 두바이, 아랍에미리트, 호주, 뉴질랜드, 브라질, 영국, 프랑스, 미국 등등을 거쳐 군산으로 돌아온다. 각 테마관마다 여러 사이즈의 테디베어가 있는데 귀여운 포인트들이 많다.. 그런 디테일적인걸 찾아가면서 구경하면 재밌다. 나는 굉장히 천천히 둘러봤는데 약 한 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그냥 한번 훅 둘러보고 가면 15분이면 다 볼 거 같다.

 

 

 

개인적으로는 취향저격당했다.. 너무 귀여웠다..

 

 

 

큰 사이즈 인형도 전시돼있다.

 

 

 

귀요미들..

 

 

 

2층에는 큰 인형들로 만든 전시도 있다.

 

 

 

3층에서 내려다보면 저렇다.

 

 

 

마지막 전시장인 군산 테마관 입구이다. 개인적으로 한국, 군산을 테마로 한 3층 전시장이 제일 신기했던 것 같다.

 

 

 

한복 입은 테디베어는 처음 봤다..

 

 

 

춘향전, 히로쓰 가옥, 새만금을 테마로 한 전시가 끝나면 거의 마지막이다.

 

 

 

다시 내려가는 길에는 테디베어로 만든 미술품 전시장도 있다. 에곤 쉴레 작품과 구스타프 클림트 작품의 패러디가 있다..

 

 

 

1층으로 돌아오면 기념품샵으로 이어진다. 가격은 싸진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왼쪽의 작은 인형 하나가 약 만원 정도 했다. 나는 샀다..

 


 

테디베어뮤지엄을 나와 휴식하기 위해 미즈커피로 이동했다. 걸어서 5분도 안 걸린다.

 

 

 

미즈커피는 이렇게 다다미방에 앉아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걸로 유명하다. 1층은 일반 카페와 똑같고, 2층에 신발을 벗고 올라가면 위 사진처럼 다다미방으로 돼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군산근대미술관으로 향했다. 군산근대미술관은 2,000원의 입장료가 있고, 문 앞에 무인매표소에서 티켓을 뽑아야 된다.

 

 

 

내가 갔을 때는 1980-90년대로 보이는 국내 화가분의 작품이 전시돼있었다. 미술작품도 물론 훌륭했지만, 더 기억에 남는 건 같이 전시되어있던 일제 강점기 시절의 기록들이었다. 군산근대미술관은 애초에 제국주의 시절 일본의 은행 건물이었다고 한다. (구 일본 제 18은행 군산지점)

 

 

가장 소름 끼쳤던 전시다.. 일본군에 의해 해외로 징용되었던 분께서 기록으로 남긴 그림이다. 각 항목에 번호를 매겨가면서 일본군이 얼마나 민간인을 잔인하게 죽였는지 기록돼있다.

 

 

 

2) "태국서 미얀마로 연결하는 철도 건설에 꾀부린다고 효수형을 한 것이다"

* 효수형: 죄인의 목을 베어 높은 곳에 매달아 놓아 뭇사람에게 보게 하던 형벌

3) "패전 후 한국사람 일본사람 교수형 당한다"

4) "수만명이 죽었다. 영양부족, 부상, 호렬자(콜레라), 마라리야(말라리아)"

 

 

 

5) "안개 낀 아침 중국 아가씨가 일본군에 목이 짤린다. 횡단한다고"

7) "같은 인도인끼리 일을 꾀부린다고 권총으로 목구녕을 뚫는다"

8) "태국서 미얀마 연결 ... 포로 노동자 수만명 죽었다"

 

 

 

전시관을 나오면 제국 시절 쓰였던 금고와 안중근 의사 여순감옥을 재현한 전시관이 있다.

 

 

 

왼쪽 사진은 안중근 의사가 받은 재판을 만화로 그린 기록이고, 오른쪽 사진은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가 쓴 편지이다.

 

"네가 만약 늙은 어미보다 먼저 죽을 것을 불효라 생각한다면 이 어미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너의 죽음은 너 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 조선민 전체의 공분을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네가 항소를 한다면 그것은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짓이다. 네가 나라를 위해 이에 이른즉 딴 맘먹지 말고 죽으라. 옳은 일을 하고 받은 형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하지 말고 대의에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이다.

아마도 이 편지가 이 어미가 너에게 쓰는 마지막 편지가 될 것이다. 여기에 너의 수의를 지어 보내니 이 옷을 입고 가거라. 어미는 현세에서 너와 재회하기를 기대지 않으니 다음 세상에는 반드시 선량한 천부의 아들이 되어 이 세상에 나오너라."

 

* 천부 = 하느님 아버지

 

"네가 나라를 위해 이에 이른즉 딴 맘먹지 말고 죽으라."

부모가 자식에게 대의를 위해 죽으라고 하는 심정은 어떨까.. 감히 상상도 못 하겠다.

 

 

 

군산근대미술관 관람을 마치고 바로 앞 항구로 나왔다. 이 날은 가는 비가 내렸다. 갈 때가 되었다. 바다를 보며 멍 때리다 택시를 타고 군산역을 향했다.

 

 

 

1박 2일. 짧은 이틀이지만 좋은 추억을 갖고 떠날 수 있었다. 누군가 군산 여행을 가겠다면 정말 추천드린다. 그리고 혼자 여행, 생각보다 할만한 것 같다. 외로움도 있지만, 순도 100%의 자유로움이 있다.

 

나도 군산을 다시 갈 생각이 있다.

아직 선유도와 대장봉을 가지 못했다...

군산 현지 분들이 추천했던 양념곱창 맛집 '꿀꿀이 곱창', 군산대 앞 짬뽕 맛집 '칭타오'에 가지 못했다...

그리고 해무... 다시 가고 싶다...

댓글